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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는 제2의 리만 브라더스인가? 테라-루나 몰락이 쏘아 올린 공

Hub of the World 2022. 11. 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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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는 제2의 리만 브라더스인가? 테라-루나 몰락이 쏘아 올린 공]

 

 

사건의 발단

 

지난 11월 2일 코인데스크에서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료가 위태롭다며 총 자산 146억 달러 중 약 60억 달러가 FTX 거래소 토큰(FTT)과 솔라나(SOL) 토큰이라고 언급하였다. FTX에 문제가 발생하면 FTT 가격이 급락할 것이며 알라메다도 역시 위험해 처해질 수 있어 두 회사가 재무적으로 너무 밀접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11월 6일 바이낸스 CEO 장펑차오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FTT 약 2,300만 달러를 매각한다고 트윗을 하자 알라메다의 CEO는 22달러에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러나 이틀 사이에 FTX와 알라메다에서 약 10억 달러의 자산이 빠져나갔다. 시장은 계속해서 패닉 상태에 빠졌으며, 11월 9일 SBF와 CZ는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며 LOI(인수의향서, 구속력 없는 계약)에 협의하며 실사(Due Dilegence)를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하루 뒤 11월 9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서 바이낸스의 FTX 인수는 각국의 독점금지법 위반이 될 수 있고 기존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된다고 하였다. 바이낸스 창펑차오 역시 FTX 문제는 “바이낸스가 제어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다”며 인수를 중단한다고 밝히며 시장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인가? 뱅크런으로 이어지는 시장 패닉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져 전 세계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켰다. 2007년부터 불거진 미국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로 파산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미국 투자업계 4위였으나 파산했다.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이 파산하며 알라메다는 대출금 상환 압박을 받아왔다. FTX는 가상화폐 대출업체인 블록파이와 투자플랫폼인 보이저디지털에 약 9,800억원 상당의 구제금융을 지원했으나 두 회사 모두 파산을 신청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의 파산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의 파산은 테라 생태계가 무너지며 연쇄적 영향을 받았다. 

 

FTX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하였다. 챕터 11은 파산법원 감독아래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여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파산 보호 신청 대상에 알라메다 리서치를 포함한  FTX 계열사 130여개도 포함되었다. FTX 부채는 최대 50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하며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코인계의 워런버핏이자 , JP모건으로 불리던 FTX 최고 경영자 샘 뱅크맨 프리드는 자진 사임했다. 이번 파산 신청은 암호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일주일만에 세계 2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몰락하며 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다. FTX 파산으로 암호화폐 산업에도 연쇄 파동이 일어나고 있다. FTX의 계열투자사 ‘FTX 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헬륨, 앱토스 랩스, 니어 프로토콜 등도 재정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 투자자인 세쿼이아 캐피탈은 2억 1400만달러(2821억원),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도 1억달러(1320억원)의 손실을 보며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손해를 입게 되었다. 

 

11월에만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2조 달러 넘는 돈이 증발하며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8,498억 달러(약 1,121조 원)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약 3천만원 가까이 하다 최근 2천170만원대까지 떨어지고, 이더리움도 230만원에서 160만원대로 떨어졌다.

 

FTX가 끝이 아니다.  2~3주 내로 곧 파산 도미노가 올 것이며 이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다. 

 

 

제2의 엔론 사태인가? 고객 자금 전용

 

 

FTX는 계열사인 헤지펀드 알라메다 리서치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고객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했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미국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여 다른 해외 거래소에서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차익거래를 주로 하다 코인 유동성을 제공하는 마켓메이커에 주력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SBF는 FTX 사용자의 자금을 전용하였다. FTX 거래소 고객들이 예치한 돈 160억 달러의 60%인 100억 달러를 알라메다의 입금 계정에 개인 지갑으로 공유하고 사용한 것이다.  이 중 최소 10억~20억 달러의 자금의 행방도 묘연하다. FTX의 자금 이전은 고객의 동의가 없다면 정상적인 의사결정에 반하는 행동이며 잠재적으로 불법의 소지가 있다. 

 

FTX와 알라메다는 마치 뉴욕증권거래소의 증권 매매 정보를 가지고 마켓메이킹을 하는 시타델과 흡사하다.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감시의 부재로 인해 결국 더 큰 사태를 초래했다.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직후 FTX 거래소에서는 6억 6천 200만 달러(약 8천 700억원)의 가상자산이 해킹되기까지 하였으며 SBF가 고객 자금을 착복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디파이 킬러 법안, 디지털 상품 소비자 보호법(DCCPA)

 

디지털 상품 소비자 보호법(DCCPA)은 상품거래법(Commodities Exchange Act)을 개정하여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으로 명시하고 미국 상품선물 거래위원회(이하 CFTC)의 감독 권한을 일부 가상자산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한 법안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레버리지 및 마진 상품 거래 서비스를 불법으로 상품거래법 및 CFTC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에 가상자산 플랫폼을 처벌하고 감시할 법적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DeFi 운영을 막으면서 CeFi에 우호적인 법안도 있었다. SBF가 법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하며 공개적으로 옹호하면서 논란이 되었고, 창펑자오는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으로 추측된다. 

 

SBF는 작년과 올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총 45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거물급 로비스트로서 법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연줄이 있었으나, 장펑차오는 중국과 캐나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 연줄이 없어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안에 FTX에는 유리하나 바이낸스와 같은 경쟁 업체에는 불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우려하였다. 

 

DCCPA를 둘러싼 이념 갈증과 규제의 부재로 인해 장펑차오와 SBF의 갈등은 FTX의 몰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FTX 사태는 업계 전체에 강력한 규제 명분을 주게 되었다. 2022.5.19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이 예치한 가상자산과 회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분리하도록 의회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했었다. 미국 의회 역시 암호화폐 시장의 지속적인 혼란은 암호화폐를 어떻게 규제할지, 암호화폐가 세계 경제에서 하는 역할에 대하 고민해야한다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의 필요성과 조사를 피력했다.

 

 

테라-루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붕괴  

 

테라-루나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스테이블 코인으로서 1개의 테라는 1달러에 고정되어 있었으며 루나는 가격이 변동하나 테라와 교환이 가능하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재정거래로 테라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한다. 테라가 1달러보다 비싸지면 루나 1달러치를 테라로 바꾸어 팔면 이득이고, 테라가 1달러보다 싸지면, 테라 1개를 루나로 1달러치 바꾸어 팔면 이득이다. 

 

루나는 테라로 거래시 수수료를 루나를 스테이킹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였다. 앵커 프로토콜은 테라 예치금에 19%의 이자를 지불하면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루나를 사서 앵커 프로토콜에 스테이킹하고 그 담보로 테라를 다시 대출받아 테라 앵커 프로토콜에 스테이킹시 연 이자 19%를 지급했다. 앵커 프로토콜의 높은 이자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루나의 수요와 테라의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였고 루나가격은 급상승하여 최고가 116불에 달하기도 했다. 연 19%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만이 해결책으로 폰지사기로 의심을 받았고 결국 문제가 발생하였다.

 

지난 5월 8일 앵커프로토콜에서 대규모로 테라 인출이 시작되면서 뱅크런이 발생했다. 테라를 루나로 바꾸어 매도하면서 루나 가격도 하락하였고 루나 보유자도 매도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에 따른 차익거래가 일어나지 않고 모든 참여자들이 패닉셀에 빠지면서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에 빠지며 가격은 0으로 수렴하였다. 선물매도후 현물시장에서 대량으로 매도하는 등 헤지펀드 등의 악의적인 공격이 보였다.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는 동일한가? 

 

테라-루나 사태는 루나로 교환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의 믿음은 사라지며 뱅크런이 일어나 모든 것이 무너진 것이다. FTX와 다른 점은 알고리즘에 기반한 스테이블 코인이 작동하면서 시장 상황이 좋은 경우엔 높은 이자율도 감당할 수 있고 1달러의 테라가치도 유지할 수 있지만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일 경우에 알고리즘이 계획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 처음부터 계획된 폰지사기라기보다는 시장이 급락하면서 오는 패닉셀에는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유감이다. 

 

반면, FTX는 FTT 토큰을 발행하며 이를 담보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빌렸다. 재무구조 부실 의혹에 발생한 유동성 위기에 약 60억 달러 규모의 뱅크런이 발생하며 일주일도 안 돼 회사는 몰락했다. FTX는 중앙화된 거래소로서 알라메다 리처치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예치된 사용자의 돈을 유용하였다. 재무구조 부실 의혹에 발생한 유동성 위기에 약 60억 달러 규모의 뱅크런이 발생하며 일주일도 안 돼 파산에 이른 금융 사기에 더 가깝다고 보인다. 또한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 시장 전반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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