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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미디어] 미르 4로 보는 ‘Play-to-Earn’의 딜레마…유명 IP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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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미디어] 미르 4로 보는 ‘Play-to-Earn’의 딜레마…

유명 IP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때

 

2021.9.27

김주호

 

지난달 26일 전 세계 론칭된 한국 위메이드의 신작 게임 미르4가 게임 내 유틸리티 코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게임 업계를 넘어 블록체인 산업 전반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르4는 동양 무협 세계관에 기반한 MMORPG로 과거 중국에서 6억 명 이상의 유저를 모았던 ‘미르의 전설 2’의 후속작이다. 미르4는 출시 4일 만에 서버를 3배 이상 확장할 정도로 글로벌 흥행몰이를 했다. 미르 IP의 인지도가 높은 중국뿐만 아니라 기존에 유저가 적었던 유럽 북미권에서도 예상외의 인기를 끌었다. 유럽과 북미권에서의 깜짝 인기몰이의 배경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Play-to-Earn MMORPG 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홍보된 점이 있다고 해석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미르 4, 지난달 26 미르 4 글로벌이 출시되었다 (출처 : 미르4 공식 웹사이트)

미르 4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

 

미르4에는 블록체인 기술인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DRACO)’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새로 도입됐다. 드레이코는 게임 내 주요 재화인 ‘흑철’을 토큰화한 것으로 흑철을 10만 개 모으면 드레이코로 바꿀 수 있다. 이 드레이코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 자산 ‘위믹스(WEMIX)’로 거래할 수 있다. 또 유저들은 캐릭터를 NFT화 하여 위믹스 지갑 내 NFT 마켓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게임 내에서 코인을 채굴하고, 캐릭터를 NFT화 해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는 ‘토큰 경제’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정리해 보면, 게임 내에서 모은 재화를 드레이코로 바꿀 수 있으며 드레이코를 위믹스 토큰으로 스왑하여 실제 코인 거래소에서 이를 현물화 시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르 4 흑철 광산이 있는 히든 밸리 맵에서 흑철을 캐고 있는 캐릭터의 모습(출처 : 미르4 공식 유튜브)

한편 미르4는 게임 40레벨 이전과 40레벨 이후로 나뉜다. 레벨 40 이전까지는 경제적인 보상 없이 일반 게임과 같이 free-to-play를 하는 구간이다. 그러다 레벨 40 이후로 게임이 Play-to-earn 형식으로 변한다. 레벨 40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평균 50-60시간 정도 걸린다.

미르 4가 해결해야 할 것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play-to-earn MMORPG가 흔하지 않은 만큼, 미르 4와 미르 IP 주인인 위메이드는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실제로 미르 4는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당일 위메이드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 상조다. Play-to-earn MMORPG 분야의 시초자적인 길을 걸어가기로 한 만큼 앞으로 경험하지 못했던 이벤트들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르 4가 해결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는 1) 드레이코의 가치 유지, 2) 유저가 실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의 수준, 3) 토큰 경제의 헛점 극복 등이 있다. 먼저 Play-to-earn 의 핵심인 드레이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다.

게임 내 핵심 요소, 흑철과 드레이코

블록체인 게임과 일반 게임은 전자의 경우, 게임 플레이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화가 존재하며 이와 같은 경제적 보상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미르 4를 플레이하면서 경제적 수익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흑철과 드레이크를 교환하는 것이다. 게임 내 재화인 흑철과 드레이코 간에는 교환 비율이 존재하는데, 이 비율은 매일 흑철 생산 총량을 통해 바뀌지만 대체적으로 드레이코 : 흑철 = 1:100,000 비율을 유지한다. 흑철 10만 개를 드레이코 1개로 교환 가능하고, 반대로 1개의 드레이코를 흑철 10만 개로 교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 드레이코는 얼마에 거래되고 있을까? 드레이코 가격은 출시 직후 3일 20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하여 현재 0.7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흑철이 경제적 수입원이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게임 내 등가물인 이상 흑철은 어떻게 얻고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 흑철을 얻는 주요 방식으로는 채굴, 임무, 충전 및 길드 보급 등이 있으며 유저는 기본적으로 40등급이 되면 24시간 흑철 채굴에 나선다. 유저들에 따르면, 유저는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35만 개에서 45만 개 사이의 흑철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는 하루에 약 3개의 드레이코를 얻을 수 있다는 말로 현재 시세로 따지면 하루 플레이를 통해 약 3달러 수준의 수익을 얻는 셈이 된다. 흑철은 게임 내 중요한 재화로 게임 내 많은 활동에 흑철이 소모되는데, 주로 대장간(강화, 속성 감정), 제조 공방(제조, 합성)과 업적 등에서 사용된다. 즉 게임을 하다 보면 드레이코로 교환하는 용도를 제외하고도 흑철이 많이 필요해 흑철의 가치는 매우 높고 확실하며 이에 따른 수요도 크다.

드레이코는 위믹스 토큰으로 교환하여 코인 거래소에서 현물화 있다 (출처 : 미르4)

정리하자면, 게임 내 흑철은 드레이코 간의 등가교환 용도 이외에도 쓰임새가 많아 수요가 크며, 흑철은 드레이코와 일정 비율 등가 교환이 가능하기에 흑철의 수요가 크다는 것은 곧 드레이코의 수요가 크다는 말과 같다.

 

수요가 많은데도 드레이코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게임 내 두 가지 경제 시스템이 혼합되어 있다. Play-to-earn을 통해 드레이코를 얻어 이를 위믹스 토큰으로 현물화하는 시스템, 그리고 기존 게임과 같은 현물 충전 시스템이 혼재되어 있다. 충전 시스템의 경우 달러(현물)로 게임 내 금화를 충전한다. 이렇게 충전된 금화는 장비를 비롯한 게임 아이템(혹은 NFT)을 사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게임 재화 시스템 구성의 취지는 아마도 기존 방식을 선호하는 유저와 Play-to-earn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저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비록 두 유형의 유저를 모두 잡기 위한 필연적 선택일지는 몰라도 두 경제 시스템은 확실히 서로 모순된다. 흑철을 드레이코로 교환하여 게임 내 NFT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흑철의 중요 내재가치인데 금화 충전을 통해서도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게 되어 결국 흑철의 가치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다. 흑철의 수요 분산은 곧 드레이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둘째, 아직까지 드레이코 자체의 단독적 이용 가치가 없다. 드레이코는 흑철과 교환되며 흑철 입장에서의 내재적 수요로 이어져왔지만 충전 시스템이 분할되면서 게임 속 드레이코의 의미는 더욱 좁아졌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드레이코가 없어도 게임의 작동에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효과적인 토큰 경제를 위해서는 드레이코 자체적인 가치가 존재할 필요가 있다.

 

셋째, 드레이코를 거래할 수 있는 위믹스 토큰의 거래량이 줄어들면 가격 상승 동력도 함께 끊어진다. 그리고 미르4가 Play-to-earn 게임을 선포한 이상, 블록체인 게임의 근본적 핵심인 경제적 수익 창출이 흔들리면 크게 위험해진다. 미르 4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보상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게임을 이탈하진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특징 때문에 게임을 시작한 유저일 경우엔 수익창출이 흔들릴 시, 쉽게 게임을 이탈한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으로 수익창출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있다. 향후 게임은 프로세스에 따라 40레벨까지 올라간 유저는 점점 많아지게 되는데 광산의 수는 크게 변동되지 않는다. 때문에 유저가 많아져도 광산에서 얻는 흑철의 평균값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드레이코가 크게 희소하지 않게 되는 역할을 해 가격을 떨어뜨린다.

 

현재 계속 하락하는 드레이코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게임 속 더 많은 활동에서 드레이코를 필요로 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두 가지 모순된 경제 시스템을 당장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다른 금융적 속성을 추가하는 방법이 유일해 보인다. 예로 드레이코 수가 게임 내 영향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해 볼 수 있다.

 

미르 4 로 보는 ‘Play-to-Earn’의 딜레마

 

미르 4의 가장 큰 성과는 기존 성공한 게임 IP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는 혁신에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르 4에 블록체인 기술이 왜 꼭 필요한지, 이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든다. 미르 4가 효율적인 토큰 경제를 충분히 구성했는가 하는 질문에 있어 ‘그렇다’라고 답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미르4는 디파이, 게임파이 등의 금융 요소가 크게 결여된 측면이 있다. 때문에 이들이 설계한 토큰 경제가 성장 동력이 충분한 지가 걱정스럽다. 또한, Play-to-Earn 게임을 선포한 이상,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특성만 보고 유입되는 유저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과연 이렇게 모인 유저가 실질적인 게임의 성장을 돕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진 미지수다. 결국 Play-to-Earn이 초반에는 성장을 이끌어냈지만 장기적으로 이 성장이 유지되기에는 상당히 많은 고민과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을 마치며

 

암호화폐 업계 데이터 분석 회사인 난센(Nansen)에서 하이테크산업에 자주 적용되는 S 곡선을 NFT 게임 산업 발전에 대입해 설명한 바 있다. 난센에서는 4세대 NFT 게임의 주요 플레이어는 기존의 유명 게임 회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한 형태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러한 면에서 미르 4는 4세대 NFT 게임의 주요 사례로 넣어 볼 수 있다. 기존 게임 업계가 아닌 블록체인 게임 업계로 분리해서 본다면 미르 4는 게임파이 요소는 약하지만 게임 그래픽이나 인지도 면에서 크게 우위를 갖는다.

 

NFT 게임 발전의 S커브 (출처 : Nansen)

미르 4는 오늘날 4세대 NFT 게임의 사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미르 4의 성과와 취약점 등 모든 것을 뒤로하고도 4세대 NFT 게임에서 시초적 포지셔닝 확보한 것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미르 4의 향후 방향을 지켜보는 것은 앞으로 블록체인 게임 업계의 방향을 설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치코미디어(CHIKO Media)는 중국의 정부기관인 복건성 신흥과학기술산업 발전센터에 등록된 Chiko Blockchain School의 자회사입니다. Chiko Blockchain School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 중국 북경대학교, 절강대학교, 한국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출신인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학교이며 중국 복건성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습니다. 현재 절강대학교, 복단대학교, 상해 교통대학교 등 중국 명문대에서 블록체인 강의 및 정부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치코미디어는 Chiko Blockchain School에서 운영을 하며 중국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와 관련된 뉴스를 전달하며 업계 분석을 통해 중국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관한 소식을 한국에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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