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미디어] 비트코인 탭루트 업그레이드,거래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으로 인식 바뀔까?

 

[치코미디어] 비트코인 탭루트 업그레이드,

거래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으로 인식 바뀔까?

 

김주호

2021.11.12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최초의 사례이기에 비트코인은 그 존재만으로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초의 응용 사례인 만큼, 현재 비트코인에는 확장성 부족, 프라이버시 결여 등 보안이 필요한 부분이 존재한다. 오늘날까지 비트코인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많은 시도가 이어졌고 그 결과 수많은 알트코인이 탄생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더리움이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아닌 기존의 비트코인 자체를 업그레이드해 현재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은 없을지에 대한 논의를 해오고 있다. 올해 6월 12일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되었다. 탭루트 승인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90% 승인을 얻어야 하는 사항이라 업그레이드에 대하여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로 90%의 찬성을 얻으며 승인되었고 다가오는 11월 16일, 비트코인의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발효된다. 이는 2017년 세그윗 업그레이드 이후 4년 만에 이루어지는 소프트 포크로 비트코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 제안된 합의 중 가장 중요한 비트코인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로 여겨질 정도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당장 오는 16일 업그레이드가 발효되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초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EIP-1559) 만큼의 관심은 받지 못하고 있다.

초록 네모 박스는 승인을, 빨간 네모 박스는 승인하지 않음을, 투명 네모 박스는 앞으로 생성될 블록을 나타낸다. 왼쪽이 최초로 탭루트 합의를 건의한 시점으로, 전체에서 90%의 블록이 승인을 하면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방식이다 (출처 : taproot activation)

탭루트(Taproot) 란?

 

비트코인은 일정 기간마다 업데이트되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분할), 주로 비트코인 개선 제안(BIP) 를 통해 새로운 기능과 정보를 비트코인에 도입시킨다. ‘탭루트’로 알려진 이 업그레이드는 네트워크의 프라이버시, 보안 및 확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몇 가지 기능을 도입하는 세 가지 주요 BIP (BIP 340 ,BIP341, BIP342) 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 각각의 제안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1. BIP 340 - 슈노르 서명

 

슈노르 서명(schnorr signature)은 독일의 수학자이자 암호학자인 클라우스 슈노르(Claus Schnorr)가 개발한 암호학적 서명 체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짧은 서명을 생성하는 데 있어 효율성과 편리성이 있다. 슈노르 서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복잡한 비트코인 트랜잭션 내에서 다수의 키를 포함할 수 있고, 단일하고 고유한 서명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랜잭션에 포함된 다수의 주체가 진행한 서명이 단일한 슈노르 서명으로 “통합”될 수 있다. 서명 통합(signature aggregation)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슈노르 서명 방식을 통해 비트코인은 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비트코인 자체의 속도 개선 및 효율성의 증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슈노르 서명은 한마디로 공간 절약과 비용 절감을 위한 것으로, 트랜잭션을 더욱 빠르고 안전하며 데이터 집약적인 방식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

 

2. BIP 341 - 탭루트

 

탭루트는 슈노르 서명 기반의 솔루션으로 각 거래에 대한 데이터 로드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준다. 사용자의 실제 신원을 알아보기 어렵게 하기 위해 다중 서명 및 잠금은 네트워크에서 다중 거래를 생성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수수료가 높아지고 거래당 데이터 로드가 많아져 비트코인의 확장성을 제한시킨다. 그러나 탭루트는 거래가 실행되기 위한 모든 서명을 하나로 모아 집행하는 방식으로 프라이버시와 확장성의 아쉬움을 해결한다. 이로 인해 다중 사인 거래를 일반 거래와 구별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네트워크의 부하와 수수료가 줄어든다. 탭루트는 2018년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인 그레그 맥스웰 (Greg Maxwell)이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비트코인 지출의 확장성, 효율성 및 프라이버시를 개선하기 위해 설계한 것이다.

 

3. BIP 342 - 탭스크립트

 

BIP 342는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립트(Script)가 비트코인 거래에 적용되어 슈노르 서명과 탭루트 업데이트가 구현되도록 지원한다.

 

탭루트 업그레이드, 디지털 금에서 다시 화폐로?

 

처음 사토시의 비트코인 백서가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P2P 방식의 거래를 가능케하는 디지털/암호 화폐였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암호화된 ‘화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기존 ‘화폐’의 성질과 특징과 비교되면서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크기에 화폐로서 가치가 없다’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여러 논쟁 속에서 비트코인은 점차 ‘디지털 화폐’의 포지셔닝에서 ‘디지털 금’이라는 포지션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가치저장의 수단’, ‘디지털 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의 의미로 합의되고 있다.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기대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현재 디지털 금으로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합의되고 있는 비트코인이 다시 거래의 수단으로 재조명 받게 될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면, 다가오는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통해선 (1) 비트코인의 프라이버시 크게 향상, (2) 슈노르 서명과 함께 거래 처리 성능이 개선, (3) 블록체인상에서 전송 및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가 감소, (4) 블록 당 더 많은 거래 처리가 가능, (5) 기존보다 네트워크 수수료가 저렴해지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세상에서 화폐로 사용되기에 더욱 적합해지게끔 만들어 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동안 의심해오던 거래의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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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이트닝 네트워크 용량의 증가 추세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란 기존 비트코인의 느린 처리 속도를 해결하고 번개처럼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개별 거래를 별도의 채널에서 처리한 후 그 결과만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프로토콜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는 각 거래마다 수수료를 지불하기보다, 멀티시그 주소를 통해 수천 개의 전송을 한 번에 가능하도록 하는데, 최근 들어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라이트닝 네트워크에서 지원되는 노드 수와 비트코인 처리량이 우상향하고 있다는 말이며 비트코인의 지불 속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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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고 있는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 용량(출처 : glassnode)

 

다가오는 탭루트 업그레이드 이후,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에서 나아가 비트코인의 지불 속성을 인정받고, ‘세계인의 기축통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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