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미디어] 중국 규제당국, 메타버스 테마주로 과열된 시장 진압 나선다
김주호
2021.11.16
최근, ‘메타버스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중국도 한국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본토(중국 A주)에 상장된 기업 중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자금이 쏠림 현상이 나타나며, 관련주로 지목받은 기업들은 11월 들어서만 주가가 최대 80% 상승했다. 이와 같은 단기간 주가 급등에 규제 당국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중국 국영매체에서는 메타버스 관련주의 주가 급등 현상이 ‘규제 당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라고 언급하며 규제당국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암시했다.
중국 심천증권거래소는 메타버스 및 NFT 관련주로 분류되어 급격한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인 기업들에 경고장(关注函, 주식거래소가 상장사에게 회신이 불필요한 경고의 의미로 보내는 서한)을 보냈으며, 대상 기업의 주영업 활동과 메타버스의 관련성, 안정적인 비즈니스 구축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 과열점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여부, 연구개발 진도, 기술 인력 배치, 핵심 기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11월 들어 현재까지 선전증권거래소는 총 8개의 기업에 경고장을 발송했다. 현재 중국에서 메타버스 및 NFT 관련주로 과열 대상에 오른 기업에는 성톈네트워크(盛天网络 [300494.SZ]), 톈샤슈(天下秀 [600556.SH]), 광신과기(光迅科技 [002281.SZ]), 항신동방문화(恒信东方 [300081.SZ]), 캐피탈온라인 데이터 서비스(首都在线 [300846.SZ]), 중문재디지털출판(中文在线 [300364.SZ]), 블루 포커스 인텔리전스 커뮤니케이션 그룹(蓝色光标 [300058.SZ]), 중청보(中青宝 [300052.SZ]), 수마영상(数码视讯 [300079.SZ]), 연창전자(联创电子 [002036.SZ]), 한위전자(汉威科技 [300007.SZ]), 구비광(欧菲光 [002456.SZ]) 등이 있다.
중국에서는 메타버스의 6대 핵심기술로 (1) 블록체인 ; (2) 사물 인터넷 ; (3) 인공지능 ; (4) 쌍방향 소통; (5) 게임 ; (6) 5G 를 꼽는다. 즉,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라는 것은 위와 같은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에서 메타버스 관련주라고 분류되는 기업들이 대부분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로 국한되고 있는 상황으로 당장 위와 같은 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진짜 메타버스’ 기업은 찾기 어렵다. 이에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왜 중국에서는 아직도 메타버스가 곧 ‘게임’으로 인식되는지 모르겠다”라는 지적이 나오며 많은 이들이 비정상적인 시장의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관련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있었던 기업들조차 “메타버스 게임을 만들겠다”라고 공시함과 동시에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중국 국내 증권시장의 ‘메타버스’ 과열 현상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성장 자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는 메타버스의 6대 핵심기술과 관련이 있다.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 기술의 경우 탈중앙화를 원칙으로 하는데, ‘탈중앙화’를 거부하는 중국에서 과연 블록체인 기술이 제대로 빛을 볼 수 있겠냐는 의문이 존재한다. 또한 메타버스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될 수밖에 없는 ‘플랫폼 토큰’, ‘디파이’ 등도 중국에선 이미 ‘불법’으로 규정되어 엄격한 감시 감독을 받고있다. 이와 함께 프라이버시도 큰 문제이다. 데이터를 국가 생산요소로 분리한 중국에서 사용자는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관련주로 지목된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할 만한 충분한 여력을 가지지 못한 데다가 기업 자체의 메타버스 이해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초보적이라고 지적하며 현재 시장이 과하게 과열된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비관적인 투자자들은 현재 과열 상황과 별개로 중국에서 메타버스의 성장이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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