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미디어] 그린 비트코인으로 가는 여정, 중간 공백은 누가 채우게 될까?
… 지속가능한 블록체인이 뜬다
2021.05.14
김주호
지난 13일, 테슬라 CEO 이자 암호화폐 셀럽,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에 화석연료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다"라며 테슬라에서는 비트코인이 좀 더 친환경적으로 변화하기 전까지 비트코인 결제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지 석 달 만의 발언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어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이 환경친화적으로 변화(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채굴) 하길 기다리는 동안 “비트코인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쓰는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환경 오염적인 이유
현재 블록체인에서 사용되고 있는 증명방식에는 PoW(작업증명), PoS(지분증명), DPoS(위임지분증명), PBFT(프랙티컬 비잔틴 오류 허용), 영지식 증명 등이 있다. 비트코인은 이중 작업증명 방식을 따르며, 작업증명 방식은 매우 에너지 소모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작업증명 방식은 전자기기를 사용해 전기에너지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이를 통해 비트코인(블록 생성에 대한 보상)을 보상받는 방식이다. 더 자세히는 블록 생성자(채굴자 또는 검증자)들이 컴퓨터 연산을 통해 블록체인의 블록 헤더에 제시된 난이도 조건을 만족하는 블록 해시값을 경쟁을 통해 찾으면 새로운 블록을 추가하는 작업이 완료되고 보상을 받는 구조이다. 이때 채굴자는 블록 헤더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형식 ASIC 및 전력)를 소비하고 이를 증명한다. 비트코인을 얻고자 하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되는 에너지는 더욱더 많아진다.
TRG 데이터 센터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거래당 평균 약 700kWh의 전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물론 거래당 전력 소모 계산에는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는 현재 속도로 비트코인 채굴을 한다면 네덜란드의 2019년 전체 소비량과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매년 소모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네덜란드의 전체 연간 전력 소모량과 맞먹는 한편 연간 탄소 발자국은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석 된 ‘비트코인’ 자리는 누가 메꿀까?
일론 머스크의 트윗은 많은 투자자들의 공분을 삼과 동시에 테슬라가 물색 중인 ‘비트코인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쓰는’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궁금하게끔 만들었다. 실제로 현재 각종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추론과 토론이 펼쳐지고 있다.
약 4만 5천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The Cryptic Poet’은 테슬라가 향후 이더리움(ETH)이나 리플(XRP)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작업증명 방식에서 벗어나는 이더리움 2.0
현재 이더리움은 거래당 평균 약 62.56kWh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고 추정된다. 이더리움 또한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증명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기존의 방식에서 지분 증명(PoS)방식의 이더리움 2.0으로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다시말해, 이더리움 2.0 으로 업데이트가 되면서 이더리움은 ‘환경 오염’ 이슈에서 벗어날 수 있게된다. 핀테크 기업 님버스(Nimbus)는 지분증명 방식은 작업증명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99%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물론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방식만 특히 더 에너지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지분증명 방식으로 구현되는 모든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작업증명 방식보다 99% 에너지 효율적이다. 대표적인 지분증명 방식의 블록체인에는 카르다노(ADA), 솔라나(SOL) 등이 있다.
리플, 스텔라, 알고랜드 그리고 도지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리플(XRP)이다. TRG 데이터 센터에 따르면 XRP의 거래당 소모 에너지는 0.0079kWh로 매우 적은 수준이다. 실제로 리플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리플이 작업증명 방식의 블록체인에 비해 얼마나 에너지 친화적인지 꾸준히 홍보해오고 있다.
이어 스텔라(XLM)도 주목받고 있다. 스텔라는 리플에서 분리된 국제 송금용 암호화폐로, 2014년 제드 맥케일럽(Jed McCaleb)이 기존 리플에서 하드포크하여 개발했다. 스텔라의 경우, 채굴이 없이 스텔라 합의 프로토콜(SCP, Stellar Consensus Protocol)을 따라 신규 코인이 발행(코인 주조) 된다. 이는 작업증명 방식이나 지분증명 방식보다 더 에너지 소모가 적다.
친환경적인 블록체인 구현을 목표로 하는 알고랜드(ALGO)도 주목받고 있다. 무허가형 순수 지분증명(PPoS)방식을 따르는 알고랜드 네트워크는 처음부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알고랜드의 합의는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증명(proof-of-work)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최소한의 연산 능력 또는 전력만을 필요로 한다. 이 덕분에 알고랜드는 블록체인 기술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두 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알고랜드는 이산화탄소(CO2) 배출 투명성과 추적성 분야의 선두 주자인 클라이밋트레이드(Climatetrade)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용자가 사용 가능한 탄소 크레딧(carbon credit·탄소 배출권) 중 최적의 크레딧을 선택해 공식 인증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탄소 발자국을 직접 상쇄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고 있는 클라이밋트레이드는 지난해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지원 업체로 알고랜드를 선택했다.
일론 머스크가 애정하는 도지코인(DOGE)도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작업증명 방식을 사용하는 라이트코인(LTC)에 의존해 채굴된다. 같은 작업증명 방식을 따르지만 사용하는 알고리즘이 다르다. 라이트코인과 도지코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복잡한 알고리즘(SHA-256)을 사용하지 않고 보안성은 매우 낮지만 비트코인 알고리즘보다 에너지 효율적이고 더 빠른 스크립트(Scrypt)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라이트코인 거래당 소모되는 에너지량 18.522kWh로 추정되는 한편 도지코인에 소모되는 에너지량은 0.12kWh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린 블록체인으로의 키워드 변환
이전부터 비트코인의 작업증명 방식은 환경 파괴적이라고 수도 없이 언급되어 왔다. 또한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채굴장(해시파워 독점 문제 포함)과 채굴장이 소비하는 과도한 전력에 국가가 나서 이에 규제를 가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규제 리스크도 매우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일론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트윗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럽지만, ‘환경 파괴적’과 같은 이유는 이미 인지되고있던 위험이기에 어떻게 보면 ‘올 것이 왔다’라고 보이기도 한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미 반영되어오던 ‘그린’, ‘ESG’ 이슈가 암호화폐 업계에도 마침내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친환경적’, ‘지속 가능한’ 등의 키워드를 중점에 두고 새롭게 가치 판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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