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미디어] 이더리움 VS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VS 솔라나 전격 비교
2021.06.04
김주호
혁신은 존재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곤 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확장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플랫폼은 유저가 많을수록 번성하게 되는데 이더리움 또한 이들의 메인넷에서 디앱(DApp)을 구축하려는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각각의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크게 성장하였다.
하지만 이더리움에도 단점은 있었다. 바로 느린 속도와 높은 가스 비용이다. 이를 해결하려는 여러 메인넷들이 등장했고 솔라나도 그중 하나이다. 이더리움 대항마로 불리는 메인넷 중 대표적으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폴카닷(Polkadot), 트론(Tron), 솔라나(Solana) 가 있다. 그중 솔라나는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솔라나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와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과 비교했을 때 솔라나가 갖는 강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솔라나, 압도적인 스펙을 가진 메인넷
솔라나가 가진 장점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압도적인 네트워크 속도와 매우 저렴한 거래비용이다. 아래 표는 메인넷 스펙 중 주요 사항을 비교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였다. 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솔라나는 초당 거래수, 거래당 평균비용, 거래 지연 수준, 누적 거래량 측면 등 메인넷 성능을 판단하는 데에 사용되는 주요 지표에서 경쟁 우위가 있다. 특히 초당 거래수로 부터 알 수 있듯이 솔라나는 다른 메인넷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다. 거래당 평균비용도 매우 낮은 수준이며, 네트워크 트래픽 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래 지연 수준도 매우 낮다. 다시 말해, 솔라나 체인에서 네트워크 정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더리움, 온전한 ETH 2.0 가 나오기 전까지
이더리움은 올해 말까지 초당 150,000개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원대한 목표가 있다. 그 외, 이더리움의 가장 큰 목표는 이더리움 2.0(ETH 2.0 혹은 세레니티)으로의 대전환이다. 이들은 ETH 2.0을 통해 현재 이더리움의 가장 큰 문제점인 ‘확장성'을 잡고 더 안전하고 생태계 친화적인 메인넷이 되고자 한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ETH 2.0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 당면한 최대의 문제인 높은 가스 비용과 네트워크 정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작업증명(PoW)방식의 블록체인에서 나아가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여, 환경 파괴적이라는 오명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ETH 2.0으로의 완전한 전환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밝힌 마일스톤(비콘 체인 출시, 메달라 테스트넷, 스테이킹 등)을 차근차근 달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타 테스트 단계로 완전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더리움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예상한 바 보다 기술적인 어려움이 커 추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더리움을 뛰어넘을 메인넷이 탄생할까? (출처 : 치코미디어)
6월 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부테린 창시자는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된 핀테크 포럼에서 “ETH2에 롤업과 샤딩을 결합해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기대하는 수준의 확장성을 갖추려면 내년 말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분증명을 개발하는데 당초 1년 정도를 예상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6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업그레이드된 버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상당히 길다”며 “앞으로도 사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확장성 문제 불거질수록, 그 자리 채우는 다른 메인넷
물론 시장은 이더리움의 충분히 안전하게 업그레이드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작년 이더리움의 메인넷 자리를 위협하고 대항마로 떠올랐던 프로젝트는 폴카닷과 트론이었다. 그리고 올해 초 이더리움의 최대 경쟁자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이 부상했다. 최근 몇 달간은 솔라나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약 8개월간의 솔라나의 가격 변화와 거래량 추이(출처: The TIE)
이더리움의 메인넷을 가동하는 데에 ‘ETH’라는 원유가 필요하듯, BSC에서는 BNB(Binance Coin)가 원유 역할을 한다. BSC 생태계의 성장은 BNB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4월 이후로 BNB는 단숨에 암호화폐 시총 3위에 올랐다. BSC의 빠른 추격은 이들의 주요 디파이 프로젝트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디파이 프로젝트야말로 확장성에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에 유니스왑과 컴파운드가 있다면 BSC에는 팬케이크스왑과 비너스가 있다. 팬케이크스왑과 비너스는 각각 BSC에서 가장 큰 탈중앙화 거래소와 담보대출 프로토콜이다. 팬케이크 스왑의 경우 유니스왑의 락업 가치와 24시간 유저 수를 모두 추월한 상태이다. BSC 메인넷이 거래량, 유저 측면에서 이더리움을 단기간에 앞설 수 이유는 단순하게 BSC가 이더리움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빠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BSC보다 솔라나가 거의 모든 측면에서 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더리움이 BSC에 빼앗긴 거래량을 되찾는 것이 빠를지 아니면 솔라나가 이더리움을 앞질러 성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연 향후 최대의 디파이 플랫폼 타이틀은 어떤 메인넷이 거머쥐게 될까?
솔라나가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해결점?
블록체인에는 트릴레마가 존재한다. 블록체인에서의 트릴레마는 블록체인의 강점이자 특징인 확장성, 보안성, 탈중앙화를 하나의 블록체인이 동시에 이루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이더리움은 보안성, 탈중앙성은 우수하지만 확장성이 열위에 있다. BSC의 경우 완전한 탈중앙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솔라나는 세 개의 기술에 모두 충족되어 트릴레마를 극복했다고 여겨진다.
블록체인의 트릴레마와 ETH, BSC, SOL (출처: 치코미디어)
물론 트릴레마의 극복 여부는 어떤 블록체인의 기술이 더 우수하고 또 어떤 블록체인의 기술이 덜 우수하다고 판단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다. 트릴레마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체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라나가 트릴레마에 해결점을 제시한 블록체인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솔라나 생태계와 내재적 위험
최근 솔라나가 가진 여러 경쟁우위점을 바탕으로 솔라나의 생태계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솔라나 생태계의 디파이 프로젝트로는 세럼(SRM), 레이디움(RAY), 맵스(MAPS), 본피다(FIDA) 등이 있다. 그 외에 많은 프로젝트들이 추가되어 솔라나의 생태계는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솔라나는 생태계 확장성이 탁월해 이더리움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의 경쟁자로 단숨에 올라올 수 있었다.
생태계별 총 락업량 비교. 이더리움의 총 락업량은 1074억 달러이다. (출처 : The TIE)
하지만, 솔라나의 한 가지 내재적 위험은 솔라나 체인이 선택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러스트(Rust)에 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솔리디티(Solidity)라는 언어를 쓰고 있다. 솔리디티는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는 디앱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 프로그래밍 언어로, 현 스마트 컨트랙트 대다수는 솔리디티 언어에 기반해 작성됐다. BSC 또한 이더리움 가상머신(EVM)과 호환되기 때문에 BSC에 이더리움에서 작성된 코드를 바로 붙여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솔리디티(Solidity)도 바로 동작된다. 반면 솔라나의 경우, EVM과 호환되지 않는다. 그리고 솔라나가 선택한 러스트라는 언어의 개발자 풀은 솔리디티 개발자 풀에 비해 훨씬 적은 수준이다. 블록체인 산업은 기술 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양질의 개발자 풀을 확보하는 것은 큰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솔라나가 선택한 러스트라는 언어는 보안에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개발자가 솔리디티 개발자에 비해 적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글을 마치며
이더리움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블록체인이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존재하였으며 미지의 영역에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혁신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이더리움은 ‘디지털 원유’라는 명칭으로 비트코인과 함께 여러 매체에서 가장 많이 주목을 받았다. 대중에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여전히 생소한 것을 생각해 볼때, 초기 시장에서 메인넷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에 이더리움에는 ‘혁신’의 이미지가 강하게 굳혀졌다. 대중적으로도 이미 충분히 유명해진 이더리움을 넘어서는 메인넷의 등장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더리움에게는 꼭 넘어야만 하는, 어쩌면 자신들의 존속 여부가 달린 ‘확장성’ 문제가 있다. 만약 확장성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을 시에는 지금의 이더리움 자리는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과 명성이 함께 가야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데, 지금의 이더리움으로는 명성이 완전히 거치게 될 때에 메인넷 1인자 자리가 위험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혁신 기업이 처음에는 사람들의 기대로 높은 벨류에이션을 받다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시 결국 자신의 본래 벨류에이션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우를 우리는 숱하게 봐왔다.
단 한 번이라도 이더리움의 높은 가스비를 겪어본 사람들은 결코 이더리움에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즉, 블록체인이 더욱 대중화되는 속도와 비례적으로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정체와 가스비에 불만을 갖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다. 이더리움이 채우지 못한 공간은 BSC, 솔라나를 비롯해 향후 출시될지도 모르는 고성능 메인넷이 메꾸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메인넷 ‘킬러앱’이 등장하게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물론 이 모든 것에 대한 전제는 이더리움 2.0이 기술 측면, 시기성 측면에서 시장 기대치와 어긋날 때 발생할 일이다. 만약 이더리움이 확장성을 갖추면서도 안정적이고, 또 탈중앙화된 메인넷으로의 성공적인 업데이트를 마친다면, 그때는 반대로 제2의 이더리움 자리를 노리던 수많은 메인넷들이 위험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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