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미디어] NFT,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 NFT와 스토리지 상관관계
2021.04.12
김주호
암호화폐 시장에서 지난 2월 3월은 NFT 섹터가 이끄는 장이었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NFT를 향한 큰 투자 돌풍이 일었다. 이번 달에 들어서는 섹터 전체가 조정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조정이 NFT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긴 어렵다. 현재 NFT 섹터에는 실현된 기술 외에 향후 미래 성장성과 관한 스토리텔링이 많이 첨가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도한 스토리텔링은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을 유도하고 가격에 붙은 버블을 터뜨리기 마련이다.
NFT(대체불가토큰)는 기존의 중앙 집중화된 회사의 통제가 완전히 사라진 근본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소유권이라는 견해가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게임에서 유저가 구매한 게임 아이템은 자신의 아이템 슬롯에서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즉 게임 속 디지털 자산에 그치는 것으로 자신이 직접 이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NFT 개념이 추가되면, 유저는 자신의 아이템을 마침내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게 된다. NFT가 차세대 디지털 자산 소유권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위 내용에는 사실 스토리텔링이 섞여 있다. 현재의 NFT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중앙 집중화되어 있으며, NFT에서 기대하는 온전한 “소유권"으로까지 가기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지금으로서 NFT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하는 장벽은 ‘스토리지’다.
데이터 저장 문제
NFT와 스토리지는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다. 더 정확히는 ‘진정한 NFT’로 가는 길에는 ‘분산형 스토리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Nifty Gateway, SuperRare, Rarible, Opensea 등과 같은 플랫폼이 탈중앙화 NFT 마켓 플레이스라고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중앙 집중적 요소가 남아있으며,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점 이외에 운영 측면에서는 기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결코 다르지 않다. 사용자가 NFT를 구매하면 토큰 자체는 블록체인 상 기록되지만 이에 대응되는 디지털 파일은 높은 저장 비용 때문에 플랫폼 자체 오프 체인에 저장된다(이때, 파일의 해시 값 데이터가 NFT 자체 토큰에 저장된다). 즉, 사용자의 소유권이 여전히 중앙 집중화된 플랫폼에 반쯤 혹은 그 이상으로 소유된 것으로 구매자는 결코 진정한 디지털 소유권을 얻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혹시라도 사용자의 디지털 파일을 가지고 있는 마켓 플랫폼이 파산하면 어떻게 될까? 사용자가 구매한 NFT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있을까?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분산화된 마켓 플랫폼이 등장했지만, 그들도 실제 이면에서는 중앙화된 마켓 플랫폼과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컴퓨터 개발자가 트위터를 통해 NFT와 관련한 심도 있는 분석글을 공개했다. 그는 NFT에 연동된 디지털 파일이 실제로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 직접 조사했고 많은 NFT가 HTTP URL와 같은 기존과 같은 방식 (중앙 집중적) 으로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의 HTTP URL 사용이 왜 문제가 될까
HTTP URL은 컴퓨터 네트워크와 검색 메커니즘에서의 위치를 지정하는 주소 지정 방법으로 대표적인 중앙 집중식 저장 방법이다. NFT가 HTTP URL의 메타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우에, NFT를 지속적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는 NFT가 저장된 중앙 집중식 서버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만약 NFT가 저장되어 있는 서버가 해킹되거나 서비스 종료를 하게 될 시, 그 안의 리소스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지난 2월 말 유명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만든 10초 분량의 비디오 아트인 ‘크로스로드(Crossroad)’가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에서 660만 달러(약 74억)에 리셀 되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해당 NFT 토큰 이미지의 메타 데이터는 니프티 서버에서 호스팅 되는 HTTP URL로 URL에는 크로스로드의 메타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즉, 니프티 플랫폼이 파산하여 서버를 종료하면 크로스로드 NFT의 소유자는 만료된 HTTP URL을 가리키는 하나의 토큰만 갖게 된다. NFT에 첨부된 메타 데이터와 이미지는 니프티의 존속 여부에 달린 것이다.
실제로 3 월 초에 니프티 게이트웨이에서 1,100 만 달러에 판매된 뮤지션 3LAU 앨범의 NFT는 손실된 상태다. 니프티 게이트웨이에서 여전히 3LAU의 앨범 복사본을 찾을 수 있지만 실제 NFT 자산은 사라진 상태다. 이러한 배경으로 분산형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대되었다.
분산형 스토리지 솔루션 : IPFS
IPFS (Interplanetary File System)는 분산된 P2P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저장하기 위한 프로토콜이다. IPFS와 HTTP의 차이는 다른 데이터 접근 방법에 있다. IPFS는 데이터마다 ‘해시값’을 붙여 파일 자체를 해시(암호화)하고 참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AS (Content Addressable Storage)의 사용이 가능해진다.
실생활에 적용해보면 전통적인 URL 저장 방식은 누군가에게 특정 영화관에서 특정 영화를 보도록 지시하는 것과 같고 (예 : 넷플릭스로 이동하여 "승리호"를 재생) 콘텐츠 주소가 지정되는 IPFS 저장 방식은 제3자 플랫폼으로의 접속 없이 해당 영화만 보도록 지시하는 것과 같다 (예 : "승리호"로 이동). 전자는 넷플릭스의 1차적인 허가가 전제되어야 하고 후자는 영화의 존재만 필요로 한다. “승리호”라는 콘텐츠는 하나의 해시값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서버로 접속해도 누구나 정확히 동일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NFT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현재의 중앙 집중적 스토리지 방식이 완전히 바뀌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쉽진 않기 때문에 NFT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각국에서 스토리지와 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다양한 해결책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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