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미디어] 중국 디지털 위안화 백서 공개와 시사점
2021.07.20
김주호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7월 16일 ‘중국 디지털 위안화의 연구개발 진전 백서(中国数字人民币的研发进展白皮书)’를 발표하고 고위 관리들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였다. 중국 인민은행의 소개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2014년 법정 디지털화폐 연구팀을 조직하여 디지털 위안화 발행 체계 및 범위, 핵심기술, 유통 환경 및 관련 국제 사례 등에 대한 전문연구를 시작하여 2016년 디지털화폐연구소 설립하여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시작하였다. 현재 인민은행의 연구개발은 이미 기본적인 테스트를 마친 상태로 최근에는 중국 내 일부 지역을 선정해 시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백서는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 태스크포스(TF)에서 발간한 것으로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에 관한 입장을 재차 분명히하고 목표와 비전, 설계 및 관련 정책적 고려를 시사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 명칭은 DCEP가 아닌 ‘e-CNY’로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명칭은 ‘e-CNY’로 임시 결정됐다. 기존의 DCEP (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라는 명칭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백서에 따르면 ‘e-CNY’는 국제적 약어 사용 관례에 따른 것이다.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 명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가 일련의 특허를 내면서 2016년 3월 25일 D-RMB(D화폐라고도 함)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2018년부터는 DCEP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다시 디지털 위안화(e-CNY)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서에서는 여전히 ‘잠정적’이라고 밝히고 있어 향후 명칭이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직접 브리핑한 고위 관료들
이번 언론 브리핑에 고위 관리들이 직접 참석해 진행했다. 인민은행 부총재 판이페이(范一飞), 화폐금은국장 루오루이(罗锐), 화폐금은국 부국장 천지엔신(陈建新), 디지털화폐연구소장 무창춘(穆长春) 등 고위 관리들이 참석해 디지털 위안화의 연구개발과 진척정도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하였다. 디지털 위안화와 관련하여 고위 관리가 직접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한 사례는 처음이기에 그만큼 이번 백서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수 있다.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선 부정적
백서에서 언급된 e-CNY의 연구개발 배경 중 인민은행은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 등을 언급하였는데 이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블록체인과 크립토 기술을 사용해 ‘탈중앙화’, ‘완전한 익명성’을 주장하지만 가치 유지의 어려움, 급격한 가격 변동, 낮은 거래 효율성과 막대한 에너지 소비 등으로 인해 일상 경제생활에서 화폐로 기능하기가 어렵다고 서술하고 있다. 동시에 암호화폐는 투기에 사용되어 금융과 사회 안정을 위협할 수 있으며,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경제활동에 대한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는 한계를 고려해 일부에서 법정화폐나 관련 자산을 페깅해 가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했고, 또 다른 일부에서는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해 국제적인 화폐 시스템, 지불결제 시스템, 화폐 정책, 국경간 자본 흐름 관리 등에 많은 위험과 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도 언급하고 있다. 지난 7월 8일 판이페이(Fan Yifei) 부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디지털 화폐 발행주체는 사설 디지털 화폐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로 나눌 수 있다”면서 “우리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적인 기능을 가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사설 디지털 화폐의 부정적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의미다.
디지털 위안화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
디지털 위안화의 최상위 설계 요구 사항에 따르면, 기술 경로 설계는 장기적인 기술 발전, 실용성과 높은 효율 달성이라는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 따라서 첫째로 높은 소매 동시성(일반인들이 어느 가게에서나 동시다발적으로 결제가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 및 중앙은행의 중앙집중식 관리라는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고, 거래 측면에서 중앙집중식 처리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둘째,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감독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청산 및 장부대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지불 즉시 결재와 효율적인 오류 처리도 가능해야 한다. 넷째, 개인 정보를 보호하면서 자금세탁 방지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디지털 위안화 지불 시스템의 거래 단계에서 높은 동시성과 짧은 대기 시간을 지원하고 대중이 중앙은행 청구권을 직접 보유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중앙집중식 구조가 채택되고 모든 기관 간 거래는 중앙은행단을 통한 가치 이전이 이루어져만 한다. 동시에 암호화된 문자열에 기반한 디지털 위안화 표기 방식으로 설계해 안전성, 이중지불 방지, 위조 불가능이라는 특성을 유지하고, 스마트계약에 화폐 관련 기능을 탑재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디지털 경제 활동의 촉매가 되도록 했다. 디지털 위안화 지불 시스템의 발행 측면에서는 컨소시움 블록체인 (Consortium Blockchain)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분산 원장을 구성한다. 중앙은행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서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거래 데이터를 체인에 업로드하여 데이터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은행과 같은 운영 기관은 기관 간 장부 대조, 계정 유지 관리, 멀티 백업을 수행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의 ‘지불 즉시 결재’의 장점을 충분히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시스템은 블록체인 합의 메커니즘과 프로그래밍 가능한 스마트 계약 특성을 결합하여 자동 장부 대조와 자동 오류 처리를 실현한다. 동시에 해시 알고리즘의 불가역적 특징을 사용해 블록체인 원장은 민감한 거래 정보 대신 해시다이제스트 (Hash Digest)를 사용해 서로 다른 운영 기관 간의 데이터 분리를 구현함으로써 개인 정보 보안을 지킬 뿐만 아니라 분산 원장이 일으킬 수 있는 금융 데이터 보안 리스크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백서에는 디지털 위안화가 화폐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스마트 계약을 탑재하여 프로그래밍 가능성도 구현함으로써 디지털 위안화가 보안과 규칙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거래 쌍방이 합의한 조건, 규칙에 따라 자동 지불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 혁신도 촉진한다고 되어 있다.
디지털 위안화 지갑 이미 2,438만 개 넘어서
백서에 따르면 2021년 6월 30일 현재 디지털 위안화 파일럿 시나리오 수는 132만 개를 넘어섰고 개인 지갑은 2087만 여개, 공용 지갑은 351만 여개, 누적 거래 건수는 7075만 여건, 금액은 약 345억 위안(한화 5조 8650억원 상당)이었다. 공개된 데이터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디지털 위안화(e-CNY)는 이미 상당한 금액이 발행돼 다양한 사용 가능처에서 테스트 되어 왔다는 것이다. 파일럿 테스트 지점별 거래액은 약 2만6,136 위안(한화 447만원 상당)이고 각 지갑의 평균 잔액은 약 1,415위안(한화 24만원 상당)이다. 여기에는 351만 개의 고액 공용 지갑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 지갑의 잔고는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민은행은 향후 일반인을 상대로 한 테스트를 크게 늘려 보편적인 디지털 위안화 사용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어제 18일,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와 리저금융비즈니스지구 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베이징 펑타이구(豊台區) 리저(丽泽) 상업구에 디지털금융기술검사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펑타이구에 디지털 화폐 기술과 응용 생태권 조성을 위한 디지털 핀테크 시범단지를 건설한다. 오는 8월에는 베이징시 금융감독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중앙재경대학과 연계해 첫 2021년 중국(베이징) 디지털금융포럼을 개최한다. 디지털 금융혁신 시범단지로 선정된 베이징의 리저는 앞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행사할 디지털 금융산업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중국이 디지털화폐 연구개발과 보급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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