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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미디어] 도지코인은 그저 밈에 불과할까... 커져가는 전통 금융과의 가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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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미디어] 도지코인은 그저 밈에 불과할까... 커져가는 전통 금융과의 가치 충돌

2021.04.18

김주호

최근 도지코인(DOGE) 가격이 연초 대비 6000% 넘게 상승하며 암호화폐 업계를 넘어 대중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도지코인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였다. 모든 것의 시작은 흥미롭게도 레딧 커뮤니티의 월스트리트베츠(WSB)에서 시작된 공매도와의 전쟁을 응원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이였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가 올린 응원 트윗은 많은 개인투자자들을 의기투합시키기에 충분했고 그 후로 일론 머스크의 트윗은 올라오는 족족 전세계 매체로 보도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 28일, 일론 머스크의 트윗에 도지코인이 등장했다. 월스트리트베츠가 마침 도지코인을 게임스톱 다음 타깃으로 지목해 시세가 상승한 가운데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패션잡지 '보그(Vogue)'를 패러디한 '도그(Dogue)'사진을 올리며 불을 붙였다. 사실 머스크는 이전부터 업계에서 알아주는 도지코인 광팬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 급등 당시 트위터에 올린 도그(DOGUE) 사진(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후 도지코인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며 하루 동안 800%가량 치솟아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 내 시가총액 7위(약 10조 3775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도지코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도지코인의 탄생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6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던 밈(meme) 마스코트인 일본 시바견 이미지를 가지고 잭슨 팔머(Jackson Palmer)가 암호화폐 개발 계획을 장난삼아 인터넷에 올렸고, 빌리 마커스(Billy Markus)라는 IBM 출신 개발자가 이를 실행에 옮기면서 개발됐다. 그들은 당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코인들을 보고 시장의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시바견 밈(Meme)을 이용해 도지코인을 만들어냈다. 라이트코인에서 포크된 럭키코인에서 포크된 도지코인 개발엔 단 3시간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잭슨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패러디 시바견 그림을 링크로 걸어두고 도지코인에 투자하면 앞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도지코인은 여타 알트 코인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사전 채굴’도 없었다. 사전 채굴이란 코인 개발자들이 코인 출시 전 몇 주 동안 몰래 채굴을 해놓는 행위를 가리킨다. 시장 공개 후, 다른 사람들이 채굴을 시작하고 입소문이 퍼질 때쯤 미리 채굴해둔 코인을 현금화하는 일명 ‘먹튀’ 행위다. 개발자들이 사전 채굴을 하지 않았던 사실로 짐작해 볼 때, 도지코인은 진정 풍자용으로 만들어진 장난식 코인이다. 시장이 도지코인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는 것과 상관없이 최소 개발 의도는 그랬다.

커뮤니티에 진심을 다하는 도지코인

2013년 12월 6일부터 도지코인이 정식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돼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Dogecoin.com을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몰리면서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도지코인은 대대적으로 해킹을 당했고 발행률을 결정하는 코드에 결함이 있어 지금까지도 계속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으며 개발자도 모두 떠나는 상황까지 겪었다. 보안성 취약, 체제적 결함, 관리자 부재 등 단 하나만 발생해도 안될 문제가 모두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지지 덕분에 살아남았다. 2013년 12월 25일 가장 큰 규모의 도난 사건이 발생하여 2,100만 개에 가까운 도지코인이 도난당했다. 이에 도지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도지코인 재단을 만들어 수백만 개의 도지코인를 모아 해킹 피해자들을 도와줬다. 자본시장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자발적 ‘금 모으기 운동’인 셈이다.

도지코인 커뮤니티가 공식 채널을 통해 Dogecoin.org 도메인을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출처 도지코인 공식 채널)

탈중앙화를 기초로 하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커뮤니티의 힘이 특히 중요한데 도지코인은 현존하는 코인 커뮤니티 중 가장 크고 참여자 간 결집성이 높은 커뮤니티 중 하나로 뽑힌다. 단단한 커뮤니티는 도지코인 성공의 가장 큰 요소이며 앞으로도 이는 도지코인의 가장 강한 장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도지코인의 주요 용도는 사례금

도지코인의 발행량은 첫해에 1000억 개에 이르렀고 그 후 매년 5%씩 추가 발행되었다. 현재 도지코인의 총량은 1280억 개에 달해, 비트코인의 6000배에 달한다. 발행량이 방대하다 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최소 단위 수수료가 낮아 소액결제에 적합하며 이에 있어 비트코인 대체 도구로 적합하다. 또한 도지코인은 총량 상한선이 없다.

도지코인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도지코인의 가장 인기 있는 용도가 ‘사례금(tipping)’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 레딧 등 해외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사용자끼리 도지코인을 선물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도지코인의 개당 가격이 매우 낮고 발행량 또한 무제한으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사례금으로 사용되기에 적합한 장점이 있다.

2014년 도지코인 재단이 도지코인을 기부해 자금난 문제로 소치 동계 올림픽에 불참할 뻔했던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을 후원한 사례가 있다. 같은 해, 도지포워터(Doge4Water)는 케냐 타나강 우물 건설 프로젝트에 3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또, 도지코인 재단의 한 회원은 스폰서십 없이 나스카(NASCAR) 레이싱에 도전하는 드라이버인 조시 와이즈(Josh Wise)에 대한 글을 읽고 조시의 스폰서십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조쉬 와이즈(Josh Wise)에게 5만 달러 이상을 후원했고 그는 나스카 레이싱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악의 없고 유쾌한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분위기 또한 이 코인이 장기간 생존해온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최근 도지코인 가격의 비약적인 상승에 따라, 사회에 유쾌하고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던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정신은 정작 소외당하고 있다.

조쉬 와이즈에게 후원한 도지코인 재단, 그는 도지 밈 이미지로 꾸며진 레이싱 카를 트랙에서 운전하게 되었다(출처 : 모토스포츠)

도지코인을 모두 팔아치운 잭슨 팔머 창업가

2015년, 도지코인을 만들었던 잭슨 팔머는 벼락부자가 되려는 사기꾼과 악의적인 해커가 커뮤니티를 점령했다고 불만을 표명한 후 도지코인 프로젝트를 떠났다. 당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도지코인도 모두 팔아버렸다.

 

또 한 명의 설립자인 빌리 마커스는 최근 레딧의 도지코인 포럼에서 최근 받은 상 말고는 현재 도지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2015년 회사에서 정리해고가 되면서 도지코인을 모두 팔았고 판 돈은 혼다 중고차를 한 대 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지코인의 가격 급등에 대해 "도지코인의 법적 가치는 어느 누구도 언제라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내재적인 가치는 영원히 정의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의 최애 코인은 도지코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도지코인 광팬이다. 머스크는 2019년부터 "도지코인은 대단히 멋지다"라며 관심을 보여왔다. 2020년 말부터 도지코인에 대놓고 그 애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그의 포스팅은 하나하나 적잖은 파급 효과를 만들어냈다. 그가 2020년 12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마디: 도지(One word: doge)'란 게시물을 올리자 도지코인 가격은 단번에 1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 트윗 앞에서 도지코인의 거래량은 분당 약 9회, 평균 거래량은 1,942달러였다. 트윗이 나온 지 30분 만에 거래건수가 분당 775건으로 급증했고 거래량은 29만 9,330달러로 치솟았다.(Source : https://reurl.cc/e9Gkjx)

일론 머스크의 트윗 (출처: 트위터)

도지코인의 가격은 주로 커뮤니티와 대중의 정서에 기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도지코인 투자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어쩌면 머스크의 부정적인 트윗일 수도 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말처럼 머스크의 트윗은 독이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

도지코인, 전통 금융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다

도지코인은 애초에 무가치한 코인으로 만들어진 탓에 가격 분쟁을 야기하는 기관 및 전문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다. 전통적인 금융 입장에서 보면, 도지코인은 펀더멘탈이 아예 없기에 가격 상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여전히 과거의 투자 이론을 적용한다면, 여전히 신흥 블록체인 산업은 버블 투성이로 보일 수 있지만 암호화폐가 온전한 메인스트림이 된다면 그땐 ‘커뮤니티의 활동성’, ‘커뮤니티의 성숙도’가 가치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 도지코인의 경우 커뮤니티의 집단 신앙심, 결집력이야말로 핵심 가치이다.

특히 블록체인은 기성체제(전통적인 금융 체제, 중앙 집중적 통제)에 저항하는 기술로 언급되는데, 장난처럼 만들어진 도지코인의 성장이야말로 기성 체제를 놀라게 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시장이 도지코인을 새로운 통화로 평가할지, 독자적인 금융 자산으로 인정할지, 또는 그 사이의 무언가로 간주할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도지코인은 밈 코인으로서는 가장 대표적이고 영향력 또한 매우 크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커지는 도지코인의 존재감은 기성체제에 던져진 어떠한 형태의 물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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